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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치, 감귤? 아냐!"…제주도 수출 효자 품목 1위는 '반도체'
작성일
2020.02.10
조회수
702



제주반도체, 지난해 6천900만 달러 어치 수출, 도 전체 수출의 47% 차지
제주 이전 16년차 기업, 지역인재 양성·채용 등 상생에도 힘써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넙치야, 소라야? 아니면 감귤이야?"

제주도의 주된 수출품을 떠올려보라면 제주를 조금 안다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렇게 되묻는다.

제주세관이 지난달 발표한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제주도 소재 기업의 수출 1위 품목은 반도체다. 지난해 도내 전체 수출액 1억4천만 달러 가운데 반도체가 6천900만 달러로 47%나 차지했다. 다음이 넙치와 소라 등 어패류로 3천600만 달러(24%), 채소 560만 달러(4%) 등이다. 음료·주류 470만 달러, 과실·견과류 430만 달러, 향수 등 화장품 380만 달러 등이 그 뒤를 잇는다.

2009년까지 부동의 수출 1위 품목은 양식 넙치였다.

어떻게 반도체가 제주도의 수출 1위 품목이 된 것일까.

그 배경엔 제주 유일의 반도체 기업인 제주반도체가 있다.

제주반도체는 모바일 응용기기에 적용되는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 제조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이다. 팹리스 기업은 반도체 생산공장 없이 반도체 설계와 판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뜻한다.

박성식 대표가 2000년 설립한 메모리용 반도체 제조업체 이엠엘에스아이(EMLSI)는 2005년 1월 서울에서 본사를 제주로 이전하고 2013년 3월 회사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명을 제주반도체로 바꿨다.

박 대표는 IT업계 불모지나 다름없는 제주로의 이전에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박 대표는 국제자유도시로서의 가능성과 이전 기업에 대한 혜택과 지원 약속, 매출과 생산이 해외에서 대부분 발생하는 이엠엘에스아이가 굳이 복잡한 서울을 고집할 필요가 없었던 점 등을 이전 이유로 꼽았다.

2019년 말 기준 제주반도체의 자본금은 144억3천만원, 종업원은 약 100명으로 직원의 60%가 연구개발 인력이다. 15년 차 이상 고급 연구인력이 40%를 차지하며, 직원의 50%가 제주도민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3년 사명을 바꾼 제주반도체는 괄목할만한 매출 신장을 이뤄왔다.

2014년 333억원, 2015년 577억원, 2016년 566억원, 2017년 1170억원, 2018년 1천48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출 중심 회사인 만큼 수출액도 2014년 319억원, 2015년 491억원, 2016년 497억원, 2017년 942억원, 2018년 1천166억원으로 4배가 증가했다.

2018년의 경우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이 약 80%에 달했다. 제주반도체는 수출 확대를 위해 대만, 중국, 홍콩, 독일 등지에 현지 사이트를 두고 글로벌 경영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제주반도체의 매출, 수출액 등의 결산 결과는 3월에 나올 예정이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반도체 업계 전반의 업황이 좋지 않아 제주반도체 실적도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반도체 경기 반등에 따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3월엔 제주반도체가 운영사로 참여한 동행복권 컨소시엄이 정부로부터 제4기 복권수탁사업자로 선정됐다. 동행복권에는 제주반도체와 함께 한국전자금융, 에스넷시스템, 케이뱅크 등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제주반도체는 동행복권 지분 44.6%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서 동행복권 운영을 총괄한다. 복권시장의 성장에 따라 기존 반도체 사업과 복권사업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제주반도체의 매출 목표는 1억440만 달러며, 2024년 매출 목표는 1억8천800만 달러(한화 2천억원 상당)이다.

제주로 이전한 지 15년을 맞는 제주반도체는 지역과의 상생 역시 경영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제주반도체는 2005년부터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매년 2천만원의 장학금을 제주대 공과대에 전달해오고 있으며, 신입사원도 지역 인재를 우선 채용하고 있다.

최근엔 공정 이해를 위한 단기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실제 교육에 참여한 제주대 전자공학과 학생 중 5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지난 6년간 제주반도체가 채용한 제주대 출신자는 20명에 이른다.

제주반도체는 제주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인턴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또 도내 아동, 청소년 등을 서울로 초청해 주요 대학 탐방, 미디어 직업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진로를 탐색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아동센터 공부방 꾸미기 등 지역사회 이익 환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IT·반도체 생산의 불모지였던 제주에서 영글어 가는 제주반도체의 꿈이 도민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다.

jihopark@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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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2020.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