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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우주로 여행도 가는 시대… “왜 제주에서 우주 산업 안 해요?”
작성일
2021.08.12
조회수
706

 

아주 많은 순간 우리는 스스로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한다. 스스로의 한계를 실제보다 훨씬 낮게 규정함으로써 더 나아가지 못한다. 이는 단지 개인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집단 혹은 사회 그리고 국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컨텍은 스스로를 둘러싼 울타리를 누구보다 먼저 깨고 나아가고 있는 기업이다.

 

제주를 만난 연구원, 꿈을 꾸다

 

지난 2013년은 대한민국 우주 역사에 길이 기록될 해였다.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이자 과학기술위성 2호인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며 마침내 한반도의 우주시대를 열었기 때문. 그동안 로켓과 인공위성 등은 선진국에서나 만들고 쏘아 올리는 것이라 생각했던 우리에게 우주는 더이상 먼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시킨 전환점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8년이 흐른 지금, 제주에서는 우주로의 진출을 더욱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컨텍이 바로 그곳이다.

 

“저는 지난 2013년 나로호 발사 당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나로우주센터에서 나로호 발사체로부터 데이터를 수신하고 처리하는 지상시스템의 설계, 개발 및 운용을 담당했던 초기 멤버 중 한 명이었지요. 나로호 발사 프로젝트를 위해 2007년 항우연 제주추적소로 파견을 나와 7년간 제주와의 행복한 인연을 만들었습니다. 임무가 끝난 후, 다시 항우연 본원으로 복귀한 뒤에는 위성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덕분에 위성 운용을 위한 지상국 설계 및 운용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재직 중 캐나다 대학에 방문연구원으로 1년 동안 근무하면서 큐브샛(초소형 인공위성) 위성의 통신시스템 설계 및 개발 경험도 쌓을 수 있었지요.”

 

이성희 대표는 항우연에서 16년 동안 근무했던 엘리트 중의 엘리트다. 그런 그가 ㈜컨텍을 설립한 것은 2015년 1월이었다. 자신의 노하우를 폭넓게 활용해 독창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실현하기 위함이었다.

 

이미 우리 곁에 다가온 우주 산업

 

“굉장히 많은 산업분야에서 위성 정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1차 산업인 농업은 물론, 토목과 교통, 재해방재 및 도시개발 등 사람들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한편 기업 경영을 효율적으로 계획하기 위해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요해졌거든요. 물론 기업뿐 아니라 국방부와 국정원 등 안보와 관련된 전통적인 수요도 여전히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정보를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가공하는 데에 있다.

 

위성이 만드는 정보는 대부분이 지상을 촬영한 위성영상 이미지들인데, 컨텍은 이러한 위성영상을 수신·처리·분석하는 서비스를 세 가지 레벨로 분류하여 제공하고 있다. 위성영상 원본 데이터를 그대로 수신하여 어떠한 처리 없이 고객에게 전송하는 서비스를 레벨1, 원본 이미지에 섞여 있는 각종 노이즈를 제거하고 지리 위치 정보에 대한 오차 등을 보정해 더 선명하고 정확한 이미지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레벨2, 특정 장소에 대한 변화를 관측하고 이를 딥러닝 분석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데이터와 함께 전달하는 것이 레벨3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민간 기업은 ㈜컨텍이 유일하다. 아울러 물리적인 우주지상국과 플랫폼을 가지고 이 세 가지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아시아 유일의 우주전문 기업이기도 하다.

 

“사실 한반도는 위도상(중위도) 위성의 데이터를 자주 받는 입장에서는 그리 좋은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남극이나 북극이 위성과 컨택(Contact)하는 횟수가 많기에 상업적으로는 더 좋은 위치거든요. 하지만 한반도는 동아시아를 지나는 위성의 데이터를 수신하고 위성에 명령을 송신할 수 있는 이벤트적인 입장에서는 좋은 강점도 지니고 있어 위성을 보유한 고객들이 저희 제주 지상국을 이용한 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에게 제주는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 곳일까.

 

위성 신호를 수신하는 컨텍 우주지상국

 

“이제 기술이 없어 우주에 못 가는 시대는 아닙니다.
개인이 아이디어를 공모해 우주 여행을 하기 시작했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우리도 그런 우주로의 여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더 큰 꿈을 키우는 스페이스 캠프

 

“제주는 한라산을 제외하면 위성의 신호를 방해할 요소가 거의 없습니다. 고도제한이 엄격히 시행되고 있어서 수평선 위로 위성이 떠오르면서부터 곧바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위성과 지상국 간 통신을 하기 위한 가시선이 좋기 때문에 통신 효율도 좋고요.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제주의 바다가 민간 발사장으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성희 대표는 “실제 한 독일의 우주산업 관계자가 왜 제주에서 우주와 관련된 비즈니스가 활성화되지 않았느냐”며 의문을 표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의 한 민간 발사업체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컨텍(CONTEC)과 사업협력을 진행하고 있고, 컨텍에서도 제주도에 민간발사장을 함께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제주도 역시 이러한 가능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

 

“2019년 지상국을 만들 당시 저희에게 첫 투자를 해주었던 곳이 바로 제주도였습니다. 덕분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고. 한 달에 700패스(위성이 지상국과 교신하는 단위)가 이루어지는 지상국이 되었지요. 2024년 초에는 자체 제작한 위성을 궤도에 올릴 계획도 세우게 됐고요.”

 

이성희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제주를 대한민국, 그리고 아시아의 가장 대표적인 우주 산업 클러스터로 만드는 것이라 했다. 무리한 목표는 아닐까? 이성희 대표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약 800개의 우주 관련 기업이 활발한 R&D와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는 프랑스의 툴루즈는 인구가 50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생산업의 경우 제주에서는 물류비용이 증가한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IT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산업의 경우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좋은 기술과 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만 있다면 제주만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 좋은 곳도 없습니다.”

 

이성희 대표는 “다만 시작에 앞서 자신이 도전하려는 분야에 제주도가 어떤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제주에 자신이 찾는 인재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저희는 내년 안으로 알래스카, 두바이, 핀란드 등 전 세계 7개국에 지상국을 설립해 더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의 폭을 넓힐 예정입니다. 물론 그 중심은 이곳 제주 지상국입니다. 벨기에의 Euro Space Center와 자매결연을 맺어 청소년,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스페이스 캠프를 진행하는 곳 역시 이곳 제주가 될 테고요.”

 

더 많은 사람들이 우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이기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는 이성희 대표. 그는 ㈜컨텍을 중심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함께 우주를 꿈꾸며 제주에 모여들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제 기술이 없어 우주에 못 가는 시대는 아닙니다. 개인이 아이디어를 공모해 우주여행을 하기 시작했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우리도 그런 우주로의 여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어쩌면 아시아 최초, 세계 2번째로 운영될 민간 상용 발사장을 통해 더 많은 가능성을 우주로부터 찾아야 해요.”

 

제주를 우주산업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컨텍 스스로가 성공모델이 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성희 대표와 임직원들. 그들의 꿈과 목표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단위로 측정할 수 없을 만큼 커져가고 있었다. 푸른 제주의 하늘 아래서 말이다.


㈜컨텍 이성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