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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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심채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함께 작물을 키우고, 나눔으로써 지역에 원만히 정착하는 것을 목표로 첫걸음을 뗐습니다. 각자의 문화를 존중하고 취약 계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어갑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만큼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기업으로 오랫동안 자리매김하겠습니다.”
홍창욱 공심채 농업회사법인 대표
사회적 기업 공심채가 지역과 상생하는 법 |
마음 심心, 빛날 채彩. 흔히 아는 채소 이름이 아닌 ‘마음을 나누면 빛이 난다’라는 뜻의 농업회사법인 공심채는 2018년 창립 후 사회적 기업을 모델로 크고 작은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다문화 공동체와 사회적 농장을 운영하며 함께 작물을 재배하고, 제주의 독특한 식문화와 농산물을 접목해 상품으로 가공,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한다. 나아가 전국의 농가와 기업, 그리고 지역 주민과 협력해 브랜드 개발과 행사 주최 등에 앞장선다. 재배와 가공, 유통, 그리고 판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6차 산업을 선도하는 공심채 이야기.
Q. 공심채를 창립한 배경을 소개해주세요.
육지에서 졸업과 취업, 결혼을 마치고 15년 전 제주에 정착했어요. 이후 마을 기업 ‘무릉외갓집영농조합’에서 8년간 근무했죠. 매월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정기 배송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며, 유통 현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고 ‘지역에 단단히 뿌리내리기 위해선 농사를 지어야겠다’라고 결심했어요. 공심채를 창립하며 정한 주요 키워드는 지속 가능한 농업과 이웃이었어요. 도내 다문화 이주 여성의 자립을 돕고, 갈수록 덥고 습해지는 제주 기후에 적용할 색다른 작물을 찾던 중 아열대 채소를 떠올렸죠. 한식과도 잘 어우러지기 때문에 상품성을 갖춘 것은 물론, 그 작물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주 여성들과 판매 체계를 만든다면 그들의 자립과 정착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좌)공심채 로고, (우)공심채농업회사법인의 농산물 꾸러미 ⓒ공심채농업회사법인
Q. 도내 아열대 채소 재배는 흔치 않아서 이로 인해 어려움을 많이 겪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경험이 부족해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었죠. 알려진 재배 기술이나 자문할 곳이 드물기도 했고요. 지원 제도가 다양한 감귤 농사가 아닌 생소한 아열대 채소를 기르겠다고 하니 ‘고생을 사서 한다’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웃음) 또 유기 농법으로 재배하다 병충해를 입어 공심채를 몇 번이나 벤 적도 있었고요.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지역 주민들, 그리고 동료들과 서로 의지하면서 차근차근 기반을 쌓아갔습니다.
Q. 사업 초기 판로 모색, 수익 모델 창출 등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나요.
가장 처음 수확한 작물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판매했어요. 대중적으로 소비량이 많지 않은 아열대 채소를 판매함과 동시에 마케팅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본품은 공심채와 고수를 혼합한 아열대 채소, 루콜라와 래디시 등 샐러드 채소로 구성하고 감자와 브로콜리 등 서남단에서 재배한 월동 채소를 사은품으로 제공했습니다. 또 아열대 채소를 낯설어할 소비자를 위해 레시피 카드를 동봉했고요. 그 결과 펀딩 목표액의 100%를 넘기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하얏트 리젠시 등 도내 호텔과 식당에서 공급계약 제안을 받았고, 정기 납품을 시작하며 또 다른 판로 확보까지 확보했습니다.
(위)가장 처음 수확한 작물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판매했다. 월동 채소와 레시피 카드를 사은품으로 제공했고, 펀딩 목표액의 100%를 넘기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아래)펀딩 당시 후원자에게 배포한 아열대 작물 레시피 엽서. ⓒ공심채농업회사법인
농업을 매개로 이끌어가는 6차 산업의 미래 |
Q. 농업 외에도 활동 분야가 다양해요. 이주민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공심채로 만든 친환경 빨대를 선보이기도 했죠.
대표적으로는 이주 여성의 고향 채소를 ‘로컬 푸드화’하는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바질과 공심채, 고수 등을 직접 기른 뒤 지역민과 나누어 먹으며 서로의 거리감을 좁히고 이해를 높이는 프로그램이었죠. 6~12월에 생산한 바질은 소스 원료로 30kg씩 식당에 공급했고, 8~11월에 생산한 공심채는 50kg씩 급식 자재업체 세 곳에 공급했습니다. 본 프로젝트를 통해 수확 5개월 만에 약 1000만 원의 수입을 거두었죠. 아울러 공심채를 교육 도구로 활용해 체험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줄기 속 얇은 막을 긴 막대로 뚫은 뒤 빨대로 만드는 것입니다. 동남아에선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어린이도 만들 수 있을 만큼 간단한 데다 환경보호 측면에서 교육 효과를 주기 때문에 아주 유용하게 쓰였죠. 또 끄트머리를 여러 갈래로 잘라주면 비눗방울 장난감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아이들의 호응도가 아주 높았습니다.
(좌)공심채농업회사법인의 농장에서 자라는 바질과 (우)공심채로 만든 친환경 빨대. ⓒ공심채농업회사법인
Q. 최근 바질 등 허브류 작물을 가공한 여러 식품을 선보이고 있어요. 농업에서 가공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열대 작물은 특성상 개인 소비가 적고, 납품처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판매량 예측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수요가 있는 허브류를 판매해 수익 기반을 다져나갔고요. 또 공심채는 작물 이름과 같고, 농업회사법인으로서 추구하는 브랜드 미션이 확실했기에 카테고리를 명확히 구분하고자 가공식품 브랜드 ‘오르닷제주’를 론칭했습니다. 대표 상품은 바질 블렌딩 티백과 음료입니다. 제주산 귤피와 비트를 혼합해 만들어 영양분이 풍부하고, 카페인이 없어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습니다.
오르닷제주의 대표 상품 바질 블렌딩티와 음료. 특히 음료는 SRT 굿즈로 출시해 모든 열차 내 자판기에서 판매 중이다. 제주산 바질, 귤피와 비트를 혼합해 만들어 영양분이 풍부하고, 카페인이 없어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공심채농업회사법인
Q. 여러 기업, 농가와 꾸준히 협업하며 판로를 확장해오고 있어요. 대표적인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요.
지난해 8월 SRT 열차 운영사 ‘에스알(이하 SR)’과 협업해 ‘SRT-제주 바질티 음료’를 출시했습니다. 당사에서 처음 선보이는 음료 굿즈로 더욱 뜻깊은 성과입니다. 현재 모든 열차 내 자판기에서 판매 중이죠. 한편 이번 협업에는 공심채 외에도 사회적 기업 17개 사가 참여했습니다. 각 기업의 대표 상품과 특징에 걸맞은 굿즈를 선보인 것이 특징입니다. 이를 위해 2022년부터 ‘SRT 굿즈제작팀’을 결성했고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을 함께했습니다. 이 밖에도 올해 3월에는 제주항공과 공급계약을 맺고 오르닷제주의 대표 상품 ‘제주밭한끼’와 ‘딱새우비빔장’을 기내식으로 제공했습니다. 또 충남 홍성의 ‘파머스 허브’와는 허브류를 키우는 농가로서 브랜드를 홍보하고자 ‘여기 쉼표’라는 상표를 새롭게 만들고, ‘허브솔트’와 ‘블렌딩티’를 개발해 공심채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 중입니다.
제주항공에서 기내식으로 제공하는 오르닷제주의 ‘제주밭한끼’와 ‘딱새우비빔장’. 제주산 채소와 산채, 해산물 등을 골고루 담아 간편하게 맛볼 수 있는 상품이다. ⓒ공심채농업회사법인
함께여서 더욱 빛나는 진심 |
Q. 올해로 5년째 사회적 농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죠. 주로 어떤 활동을 진행하고 있나요.
중국과 대만, 베트남에서 찾아온 다섯 가족과 주말마다 텃밭에서 작물을 심고 재배 중입니다. 또 농사를 짓는 동안 아동 돌봄 전문가가 동행해 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요. 참여 가족은 국적도, 문화도 다르지만 이주민이라는 교집합 아래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소통하고, 제주 방언도 구사합니다. 함께한 지 5년 차가 된 지금은 음식도 함께 요리해 먹고, 타국살이로 겪은 고충을 나누며 이웃사촌처럼 지내고 있어요.
매 주말 공심채 텃밭에서 열리는 사회적 농장 프로그램에는 중국과 대만, 베트남에서 찾아온 다섯 가족이 함께한다. ⓒ공심채농업회사법인
Q. 추후 공심채 이름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사업 분야, 영역이 있다면요.
오프라인 판매에 더 주력할 계획이에요. 소비자와 만나 공심채가 해온 여러 작업을 소개하고요. 지역의 농가, 기업과 협력해 전국 각지에 거점을 두고 전시회 참여, 팝업스토어 운영 등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기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Q. 어느덧 창립 7년 차가 되었어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머릿속에서 구상하던 그림이 차츰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공심채만의 상품과 거래처도 늘어나고 있죠. 창립 초기에 비하면 내부가 단단해진 것은 분명합니다. 앞으로도 소비자 시각에서 먼저 생각하는 기업이자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건강한 맛을 담아 제주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상품이 무엇일지 늘 고민합니다. 지금까지 보내주신 응원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무엇이든 제대로, 정성껏 만드는 공심채가 되겠습니다.
공심채의 홍창욱 대표. ⓒ공심채농업회사법인
■ INFORMATION
설립 연도 | 2018
사업 분야 | 농산물 유통, 가공 식품 판매
SNS | kongxincai
홈페이지 | kongxinc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