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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꾸준한 신뢰로 거대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작성일
2021.12.08
조회수
271

 

일본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약 860억 달러 규모의 거대 제약 시장으로 한국 제약 시장 대비 열 배에 달한다. 오송팜은 이 거대한 일본 제약 시장에서 한국 제약 업체로서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선점했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한국 제약 시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눈을 돌려 유일한 항로를 순항 중인 오송팜㈜을 만났다.

 

한국 제약 업체로서는 최초

 

“오송팜은 페니실린 주사제를 주로 취급합니다. 이 약품과 관련한 국내 시장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이변이 생기지 않는 이상 현상 유지밖에 안 되는 셈이지요. 이러한 수익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한국 제약 시장의 열 배에 달하는 일본 제약 시장에 집중했습니다.”
오송팜 관리본부 유현나 본부장이 일본으로 진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주로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를 담당하는 오송팜은 일본 업체의 의뢰를 받아 의약품을 위탁생산하고 품질관리를 대행한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시장에서 10년간 꾸준히 신뢰를 쌓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7년부터는 일본에 자회사 브리오를 설립해 일본 내 제조 허가권을 갖고 일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일본 업체조차도 일본 규제의 까다로움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요. 브리오가 일본 허가를 대행해 받아주는 식으로 일본 업체와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브리오는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업체에 수익 모델 컨설팅, 수출 관련 애로사항에 대한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조율자 역할을 담당하는 오송팜은 국내 제약 업체로서는 이전에는 없었던 사업 모델을 창출한 것이다. 이에 대한 증거가 브리오의 행보에 있다. 브리오는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일본 식약처로부터 네 개 품목에 대한 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는 국내 제약 업체 그 어떤 곳에서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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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진행된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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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설립한 일본 자회사
브리오 개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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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강소기업으로 선정된
오송팜

 

제주와 기대하는 상생의 선순환

 

오송팜이 처음부터 제주에 자리했던 것은 아니다. 2011년 본사 이전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을 당시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CMO 관계사 공장이 있는 충남 천안으로, 제주는 선택지에 없었다. “하지만 대표님께서 제주에 특별히 좋은 인상을 갖고 계셔서 본사 이전지는 제주로 확정되었습니다.” 오송팜의 제주 이전은 2013년 1월에 이뤄졌고 같은 해 10월, 현재 자리에 사옥을 지어 정착했다.

 

천혜의 자연 환경과 더욱 쾌적해진 업무 환경 등 제주 이전으로 인한 이점도 많았으나 이전하기 전부터 지녔던 인재 채용이란 난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제약 업체이기에 영어 구사능력과 의약품에 대한 기초지식이 필요하고, 일본 업무 처리를 위한 일본어 구사능력과 허가 규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필요했기 때문이다.

 

유한나 본부장 역시 이런 높은 스펙을 갖춘 인재가 전국적으로 많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오송팜에서는 채용 이후 실무와 관련한 자체 교육을 꾸준히 진행한다. “그런데 교육을 통해 오송팜에 걸맞은 인재가 되었다 싶으면, 금방 이직을 하더라고요.” 오송팜에 걸맞은 인재가 되었다는 말은, 다른 기업에서도 충분히 탐낼 만한 인재가 되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을 제주와 함께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실제로 제주대학교 약학대와 MOU 체결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 협업을 통해 제주대 학생은 오송팜의 실무 노하우를 전달받고, 오송팜은 제주대의 고급 인재를 수급받는 상생의 선순환을 기대합니다.” 고급 인력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고 제주에 정착하는 것. 그것 자체만으로도 제주는 든든한 성장동력을 지역 사회에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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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팜 유현나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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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에 소재한 오송팜 본사

 

끝내 인정받은 국내 유일의 사업 모델

 

오송팜은 제주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제주향토강소기업으로 선발돼 지난 3년간 연구비를 지원받았고, 2020년에는 글로벌강소기업으로도 선정되었다. 선발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모든 자격 요건을 갖추었음에도 도매업이라는 업태가 발목을 잡았다. 일본에서 영업을 해, 한국에서 제작을 맡기고, 다시 일본에 판매하기까지 일련의 고부가가치 사업을 하고 있지만, 산업 기준표에 따르면 오송팜 업무를 도매업 외에는 위치시킬 자리가 없었다. 때문에 사업 부처에서 도매 업체에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것을 탐탁지 않아 했다.

 

“그렇다고 저희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관계자들을 찾아가 오송팜의 사업 구조 등을 이해시키려는 설명과 발표도 여러 번 했습니다. 하지만 선발에서 제외되었지요.” 그럼에도 제주향토강소기업에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모든 관계자들의 이해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오송팜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높이 평가하는 관계자들이 점차 늘어났기 때문이 아닐까.

 

오송팜은 조율자의 역할을 하기에 자체 연구실도 자체 공장도 없다. 행정 카테고리의 시선으로만 바라본다면 연구비도 개발비도 지원받기 어려운 형태이다. 지금까지 오송팜과 같은 사업 모델이 없었던 실정이니 관계자들은 납득하기에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오송팜은 끝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되며 제주의 인정을 받았다. 현재 사업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재생의료, 의료기기 분야로 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는 오송팜. 이제 국내 유일의 사업 모델을 지닌 제주를 더욱 빛내 줄 그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