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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오피니언]저성장 한국경제…체질개선 계기로(2012. 6. 28. 문화일보)
    • 작성일 : 2012.06.29
    • 조회수 : 1233
[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2년 06월 28일(木)
저성장 한국경제…체질개선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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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충영/중앙대 석좌교수 경제학

나라 안팎의 경제 사정이 어두워지면서 한국경제가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3.25%로 세계 평균 성장률 3.53%보다 낮게 예측했다. 2016년부터 세계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서지만 한국은 세계 평균치보다 낮은 전망치를 발표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현재 3%대 수준에서 2050년에는 회원국 중 최하위권인 1.05%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주 한국은 세계 7번째로 이른바 ‘20-50클럽’에 들었으나, 이들 전망치는 한국경제가 지금부터 본격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남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유로존의 체제위기, 미국 재정위기와 경기불투명,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성장률 둔화는 우리에게 대외 악재다. 대내적으로도 911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와 자산가격 하락이라는 복합불황 조짐이 일고 있다. 국회 예산처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는 34%이지만 2060년엔 218%로 전망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통합재정수지는 2021년 적자로 돌아서고 그 뒤 계속 적자 확대를 전망했다. 그러나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대중 인기영합주의에 편승해 장기적 지속가능성장과 분배 체제의 확립보다는 선심성 복지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성숙화 경제에서 성장률 하향은 일어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함께 잘살기 위해 지속가능한 일자리는 마련돼야 한다. 따라서 우선 성장과 복지가 보완관계에 있다는 인식을 대선 주자들과 국민이 확실히 공유해야 한다. 일부 지자체가 무상급식 시리즈를 시작했지만 1년도 안돼 자체 예산 부족으로 암초에 부닥쳤다. 반드시 필요한 사회안전망 확충 외에는 국가재원을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 확충으로 돌려야 한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재정 건전 국가였지만 몇 년에 걸친 과다 복지 지출이 순식간에 국가부도 위기와 투자자금 이탈로 일자리가 증발되는 현상에서 재정건전성 없는 복지의 허상을 볼 수 있다.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과 국가채무 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구속력 있는 재정준칙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자유무역협정(FTA) 허브화 전략을 이제 대기업을 넘어서 중소기업의 수출‘확대 기회로 연계하고 농업의 첨단화를 본격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국에서 한국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은 20%도 되지 않는다. 한미 FTA 와 한·EU FTA로 가격경쟁력이 생긴 만큼 이들 선진 시장에서도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중위 소득국가로서 FTA 상대국인 칠레, 페루, 콜롬비아, 아세안, 그리고 중동, 아프리카로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한 제도적 인프라도 확충해야 한다. 이제 세계 성장축 아시아의 FTA 허브국으로서 이미 협상을 시작한 한·중 FTA와 협상이 중단된 한·일 FTA도 결실을 보아 동아시아 경제 통합의 기초를 닦아야 한다.

끝으로, 서비스 산업의 적극 육성이다. 한미 FTA와 한·EU FTA에서 우리는 서비스 시장의 점진적 개방에 합의했다. 그에 걸맞은 규제 개혁을 단행해 지식서비스 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의료·관광·교육·금융·법률·회계·디자인 등의 영역에서 창업을 쉽게 하고 경제자유구역부터 외국인 영리병원과 영리학교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 지난 몇 년 간 한국 기업의 해외투자는 260억 달러 안팎에 이르지만 외국인 직접투자(FDI) 실제 유입액은 60억 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성장·일자리·기술이전 등 다목적 효과를 가져오는 FDI 유치로 지속가능성장과 분배체계를 갖춰야 한다. 다가오는 대선에서 우리는 이러한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지도자를 찾아야 한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20628010731371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