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공지사항

  • 하반기 경제 우선과제는 投資 활성화 (2013.7.1일자 문화일보)
    • 작성일 : 2013.07.01
    • 조회수 : 1141

 

[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3년 07월 01일(月)

 

하반기 경제 우선과제는 投資 활성화

 

 

 

 

 

 

안충영/중앙대 석좌교수·경제학

박근혜정부의 집권 첫해 경제 운영도 이제 하반기로 접어든다. 박정부의 ‘근혜노믹스’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기 위해 일자리 창출, 창조경제, 복지 확대, 그리고 경제민주화라는 여러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쫓고 있다.

지금까지의 대기업 중심의 수출 주도형 경제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한 거래를 통해 동반성장으로 바꾸고, 제조업 일변도에서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 양자를 융합해 창조경제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 체제를 이룩하는 데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새로운 재원을 발굴하고 투명한 경제체제를 만들기로 했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는 취지는 성장 지향형이고 다양한 선별적 복지 확대는 분배 지향형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세계은행이 분류하는 초기 고소득 국가에서는 성장·분배가 동시에 추구돼야 하는 정책 목표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지금 성장동력 확충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우선, 우리 경제는 8분기 연속으로 전분기 대비 0%대의 성장률을 기록해 장기 불황이 구조화하는 징후마저 보이고 있다.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악순환에 매몰되면 지금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의 태동 자체가 암초에 부딪치게 된다.

지금 우리 경제는 대외적으로도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우선, 미국 경제는 양적완화 정책의 출구를 모색키로 방향을 잡았지만 그 전제가 된 경기회복의 징후는 아직도 불확실하다. 지난 1분기 성장은 당초 잠정치 2.5%보다 훨씬 낮은 1.8%에 그쳐 아직도 확실한 회복 기조로 들어섰다고 속단할 수 없다. 1998년 세계 경제위기 이래 세계 성장의 중요한 버팀목이 됐고 우리 수출의 4분의 1을 흡수하고 있는 중국 경제도 신용 거품이 현재화하면서 성장 속도를 낮추고 있다. 일본의 아베노믹스 또한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달러화 강세에 따라 엔화의 이탈은 우리 금융시장에 또 하나의 불안 요인을 던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재정위기는 아직도 근본적 해결책을 모색하지만 장기전의 불확실 양상을 띠고 있다.

박정부는 출범 직후인 지난 3월 올해 성장률을 2.3%로 잡았으나 최근 2.7%로 다시 상향 조정했다. 그리고 내년에는 4%의 성장을 이뤄 1998년 세계 경제위기 이전 한국경제의 성장 경로를 복원키로 하는 의지도 밝혔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부는 17조3000억 원의 추경 집행과 금리인하, 주택 경기의 회복을 위한 세제상 우대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이 마중물 효과라도 내려면 민간기업의 투자 촉진에서 확실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지금 10대 대기업집단의 사내유보금은 400조 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 경제위기 이후 적절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한 원인도 있지만 국내 투자 환경의 비가측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금지와 하도급 거래에 대한 규제, 3배 손해배상 제도와 집단소송 제도, 기업 임원의 연봉 공개 등 일련의 경제민주화 법안의 국회 처리 전망, 지금 노조에서 관철하려는 통상임금의 범위와 그 향배, 노·사·정(勞使政) 대타협 전망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한 시장질서는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 그러나 다분히 인기 영합주의적인 경제민주화 조치들은 우선순위에서 재배열되거나 폐기돼야 한다. 투자 촉진을 위한 규제를 명실상부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실질적으로 철폐해야 한다.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수 조(兆) 원에 이르는 투자를 한다면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 조성으로 그에 상응하는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면 창조경제의 텃밭에 활기가 일어날 것이다. 방향이 다르게 뛰는 토끼들을 모두 다 잡으려다 모두 놓칠 수 있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701010331371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