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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4. 12 Korea times] ‘희망 제조가’ 구함
    • 작성일 : 2016.04.18
    • 조회수 : 541

‘희망 제조가’ 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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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곳곳이 낮은 경제성장률과 높은 실업률로 신음하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꺾일 줄 모르는 높은 실업률, 특히 높은 청년실업률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2015년에 스페인은 49.9%라는 최악의 청년실업률을 경험했고, 영국은 EU 평균치보다 낮은 15.7%, 독일은 가장 낮은 7.2%를 기록했다.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의 청년실업률도 각각 49.7%, 42.7%, 24.5%에 달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의 2016년 2월 청년실업률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12.5%로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취직하지 못한 15~29세 청년실업자 수가 약 56만 명에 이른다는 의미이다. 이 수치가 EU 평균보다 조금 낮기는 하지만, 경제의 미래를 좀 더 비관적으로 보는 한국민에게 훨씬 더 큰 절망감을 안겨준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이 다른 주요국보다 나은 편이므로 한국 투자자들은 한국 경제를 좀 더 신뢰해야 할 것이다.

실업률을 낮추는 방안으로는 첫째, 노동시장 유연화와 관련 정보의 원활한 제공, 둘째, 구직자와 구인기업 간 연결 통로 확대, 그리고 셋째로 기업이 원하는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구직자 대상 훈련센터 운영 등이 제안되었다.

경제의 미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는 고용창출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들의 비관적 견해는 자기실현적이다. 앞으로의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가는 당장의 투자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이는 생산 감소, 소득 감소,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다시 투자 감소를 낳는다. 고용창출을 늘리려면 이러한 자기실현적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안타깝게도 자기실현적 혹은 자멸적 기대는 이 밖에도 많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이 닥칠 것이라고 예상하면 사람들은 앞으로 오를 물가에 대비해 현재의 지출을 늘리고 예금의 명목이자율이 더 높아지기를 바란다. 예금 이자율 인상 요구와 지출 확대는 물가상승 압력을 낳고, 결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상이 근거 없는 것이었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자기실현적 위기로 치닫는 것을 막는 방법은 당초 예상의 토대가 된 그릇된 가정을 바로잡는 것이다.

저성장 추세의 기저에는 세계와 국내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사람들의 자기실현적 기대가 있다. 이는 “뱅크런 효과”와 같은 것이다. 뱅크런은 예금한 자신의 돈이 안전하지 않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은행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하면서 발생한다. 이러한 공포가 퍼져나가 다른 고객들도 돈을 잃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공황상태가 발생하고, 고객들이 대거 예금을 인출하기에 이른다. 뱅크런은 실제로 지급불능 상황이 아니라 극심한 공포와 눈덩이 효과로 인해 발생하기에, 심리적 요인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한 나라가 세계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면 금세 이웃 나라로 번져 글로벌 투자자들이 투자를 축소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해서 자기실현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경제에는 공격적인 투자자와 기업은 물론, 희망을 만들어 낼 사람이 필요하다. 각국의 저명한 학자와 인정받는 교사들이 이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들은 현 상황을 제대로 설명해주면서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 태도를 변화시키고, 올바른 정책 실행을 전제로 글로벌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게 만들 수 있다. 만약 이들이 공개 석상에서 글로벌 경기침체나 높은 실업률에 대한 예상이 그릇된 가정에 기반을 두었으므로 틀렸다고 지적한다면, 사람들은 당초의 가정을 바로잡고 행동을 다르게 할 것이다.

또한 IMF,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 같은 국제기구의 정책분석가와 선임 경제연구원들은 회원국 오피니언 리더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국제투자자 등 기업가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도 진정한 ‘희망제조가’가 절실히 필요한 지금, G20 정상들은 자신들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낼 필요가 있다. 진정한 희망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을 더 잘 해낼수록, 더 많은 고용이 창출될 것이다.


Link : http://koreatimes.co.kr/www/news/opinon/2016/04/137_20234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