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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18 Korea times] 신규 FDI는 환율 안정성을 선호한다
- 작성일 : 2016.10.19
- 조회수 : 655
신규 FDI는 환율 안정성을 선호한다
외국인직접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 FDI)의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환율 안정성이다. 현지 화폐 가치의 변화는 외국계 기업의 생산비용과 비즈니스 이윤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전반적으로 볼 때, 외국인투자가들은 화폐가치의 장기 추이에 집중하지만 미래환율 예측이 불가능한 점은 기피하는 성향이 있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환율변동성 확대와 관련이 깊다. 최근 신규 FDI 유출입은 국제적으로 현저히 감소하는 추세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은 미국 달러 가치의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 미 달러화의 금 태환성이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는 그 동안 글로벌 경제의 기축 통화로 간주되어왔다. 각 국가들은 달러를 보유하여 안정적인 환율을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2008년~2009년에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화폐가치는 매우 불안정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ㆍ연준)는 대규모 달러 공급 확대라는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QE)조치를 통해 금융위기를 타개하고자 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도 대규모 통화공급 정책을 써왔다. 2013년 이후, 미 연준은 양적완화를 차츰 축소(테이퍼링)하여 이자율을 점진적으로 인상하였다. 그러나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 이후 유로화와 엔화의 대량공급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암울한 글로벌 통화 안정성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른 주요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자국의 통화가치를 의도적으로 평가절하하는 현 상황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폐전쟁은 이미 시작되었고, 또 한 차례의 매머드급 ‘금융위기’ 가 도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주 필자는 ‘화폐전쟁’ 을 주제로 열린 국제 컨퍼런스에 사회자로 참여한 바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국적별로 저명한 전문가 세 명이 패널리스트로 참가하여 화폐전쟁의 본질적 특성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미국과 일본의 중앙은행들은 화폐 공급을 대폭 확대해왔다. 화폐 공급량을 확대함으로써 이자율이 인하되고 자국의 통화가치가 하락될 것이라는 바람으로 취한 조처였다. 미국은 중국의 환율 조작을 비판하는가 하면, 중국도 이에 맞서 미국이 가장 큰‘환율조작국’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일본도 비난을 받고 있는데, 그 원인으로는 아베노믹스가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 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개국과 다른 신흥경제국의 중앙은행은 통화시장에서 미국 달러를 직접 매입함으로써 자국의 통화가치를 인하하려고 노력한다. 오늘날 각국은 모두 어떤 형태로든 자국 통화를 조작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한쪽에서는 ‘환율조작’ 이라고 부르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화폐정책’ 이라고 명명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와 같은 국가별 환율전쟁이 심화되는 와중에 중국 위안화가 2016년 10월 1일 기준으로 SDR 바스켓 화폐가 되었다. 어쩌면 이것은 전 세계에 희소식으로 간주될 수 있다. SDR(특별인출권: Special Drawing Rights)은 IMF가 고안한 복수통화로서, 미국 달러, EU 유로, 일본 옌, 영국 파운드, 중국 위안화의 고정적인 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스켓 통화 페그의 본질상, 단일통화페그 제도의 변동성에 비해 SDR 의 변동성은 덜하다. SDR는 중앙은행들 사이에서만 거래되는 국제보유자산이다.
국제금융전문가들에 의하면 중국 위안화의 SDR 통화 바스켓 정식 편입은 현재의 국제 금융 시스템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통화가 SDR 통화가 됨에 따라, 국제 유동성 증가의 글로벌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그만큼 무역 적자로 고통받을 필요가 없다. 아울러 미 달러 가치의 변동성도 그만큼 완화될 것이다.
중국이 빠른 기간 내에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즉 G2 국가가 된 데에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지속적인 무역 흑자를 통한 외화 자금의 급격한 축적
둘째, 자본시장의 완만한 개방 정책
셋째, 바스켓 통화 제도 하에서 통화 안정 유지이다.
그 동안 다른 국가들도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정책에 크게 실망해 왔지만, 중국은 환율 시스템 관리와 자본시장의 개방에 관한 한 매우 전략적인 개방정책을 써온 것이다.
한국의 경우, 1980년부터 1990년 사이에 복수통화 바스켓 제도를 채택하였는데 당시 환율은 안정적이었다. 통화와 물가 안정은 매년 7-8 퍼센트대의 고성장의 발판이 되었다. 1986년부터 한국은 순채무국에서 순채권국 지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한국은 현재 2-3 퍼센트대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의 경쟁국은 한국은행이 원화를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하곤 한다. 한국이 복수통화 바스켓 페그제를 재도입한다면 원화 가치의 변동성은 크게 감소할 것이며, 신규 FDI 유입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할 것이다.
2017년 함부르크 정상회담에서 G20 정상들은 글로벌 통화의 불안정성 증대 추이를 제압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신흥경제국의 바스켓 통화 시스템 채택을 진지하게 재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http://www.koreatimes.co.kr/www/news/opinon/2016/10/197_21625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