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12. 13 Korea times]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패스트 패션’
- 작성일 : 2016.12.15
- 조회수 : 1001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패스트 패션’
요소부존이론(Factor Endowment Theory)은 1960년대 말까지 지배적인 무역 이론이었다. 전통적 무역 이론에 따라 각 국가가 어떤 종류의 재화를 수출할 지를 예측했다. 이 무역이론은 동일한 기술에 2개 상품, 2개 요소(노동과 자본), 2개 국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노동이 풍부한 국가가 자본이 풍부한 국가에 노동집약적 재화를 수출하여 무역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1970년대 초, 해리 존슨 시카고 대학교 교수와 다른 경제학자들은 견해를 달리하여, 2개 이상의 국가 간 무역흐름 예측을 더 잘하기 위해 국가 간 기술(생산성) 동일이라는 가정을 폐기해야 한다고 보았다.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원거리 통신 및 운송수단의 대변화가 일어났으며, 사람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향유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생산패턴, 무역흐름, 및 투자도 변화하였고, 국제노동분업의 측면에서는 공급연결망(supply chain)이라는 새로운 트랜드가 부상하였다. 공급연결망 관리 (SCM) 활동의 개념은 천연자원ㆍ원재료ㆍ부품 공급업체에서 출발하여 최종 소비자에게 완제품이 전달되는 과정을 전체 프로세스로 보고 이를 최적화하고자 하는 기업의 혁신적 경영방식을 말한다.
이런 변화와 함께 일명 ‘패스트 패션’ 산업이라고 불리는 신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디자인을 상품에 재빠르게 반영하여 저렴하게 공급하는 형태를 말한다. 오늘날 업계의 선두주자로 프라이마크(Primark), 피콕(Peacocks), H&M, 유니클로(Uniqlo), 자라(Zara) 등이 꼽힌다.
글로벌 패스트 패션 기업의 특징은 청년 노동력을 흡수하여 청년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한다는 점이다. 각 업계를 살펴보자면, 먼저 아일랜드의 저가 의류 체인인 프라이마크는 전 세계적으로 32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총 고용수 57,000명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 웨일스 소재의 패션 유통체인 피콕은 영국에서 400여개의 소매 아울렛이 있고, 12개국에 200여개가 넘는 매장과 고용인원 6000명을 보유하고 있다. H&M 은 62개국에서 4000개 이상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고, 2015기준 고용인원 약 132,000 명을 거느린 스웨덴의 다국적 소매 패션업체이다.
일본의 패션 소매업체 유니클로는 고용인원이 30,000 이상이다. 패스트 패션업계의 선두주자인 자라는 고용인원수 150,000명과 7,0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패스트 패션 기업은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지갑이 얇은 소비층을 주력 타겟으로 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이들 업계는 젊은 직원들을 대대적으로 고용하여 자국 정부로부터 윤리적 기업으로 인정받아 대대적인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이 모든 패션기업들이 저절로 성공을 누리게 된 것은 아니다. 패스트 패션업계의 성공요인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패션매장의 해외 운영, 둘째, 가격 대비 다양한 브랜드의 공급, 셋째, 소비자 구미에 맞게 즉각적으로 대처하는 신속대응(QR) 시스템, 넷째, 고효율의 물류 시스템을 이용한 신속한 유통이다.
필자는 지난 주, 파리(프랑스의 수도), 마드리드(스페인의 수도), 뮌헨(독일의 수도), 그리고 브뤼셀(벨기에의 수도)을 차례로 방문한 바 있다. 각국은 국내∙국제 공항 터미널이 있는데, 방문 4개국 중 첫 방문국인 프랑스에서 파리 샤를 드 골 국제공항 이민 심사대를 통과해야 했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의 경우, 입국심사대를 통과해야 할 필요가 없었고 여러 국제공항이 국내선 터미널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유럽발 패스트 패션 소매기업들은 세계 각지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유럽 국가에서 패스트 패션 사업을 론칭 후 패션상품이 인기가 있을 경우, 유럽의 다른 지역에 즉시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 저가에 유행제품을 대량생산하여, 국제항공 특송업체를 통해 제품을 배송할 수 있는 것이다. 패션품목의 특성에 따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 대량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다.
패스트 패션 종주국인 유럽에서 사업을 시작할 필요는 없으며 세계 각지에서 패션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대표적 예가 유니클로이다. 유니클로는 일본 기업으로 현재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패스트 패션산업의 새로운 강자로 등극하였다. 이처럼 어느 국가든 혁신적 기업가, 창의적인 디자이너, 특송업체가 뒷받침된다면, 패스트 패션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 이 세 요소를 충족한다면 한국도 글로벌 패스트 패션 경쟁에 합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요 몇 년 사이에 한국은 높은 실업률, 특히 역대 최고의 청년실업률로 몸살을 앓고 있다. 패스트 패션 산업은 청년 노동력을 흡수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므로 청년실업 해소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 아시아 거점 시장으로서 한국은 패스트 패션업계의 선두주자가 될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본다.
http://www.koreatimes.co.kr/www/news/opinon/2016/12/197_21999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