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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27 Korea times] 정직, 경제위기 예방책
- 작성일 : 201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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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 경제위기 예방책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다"는 필자가 어릴 적부터 줄곧 들어왔다. 이 격언은 벤저민 프랭클린(1705-1790)이 처음 만들어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여러 종교적 문화권에서도 정직은 귀중한 가치로 여겨지고 있다. ‘정직(honesty)’ 이란 성실성, 진실성, 솔직함 등의 덕목을 말하며, 공정성과 충실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개인적 차원에서 보면 정직이 통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일례로, 어떤 사람이 파티에서 상대방을 비방한다면 그는 순진하고 자제력이 없다고 비난 받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정직은 훌륭한 전략이다.
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외국인투자가들 중 일부는 한국의 현 정치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투자가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의 현재 정치 불안으로 경제가 기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많은 투자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의 경제활력 회복에 깊은 확신을 가지고 있다.
미국과 일부 국가를 제외한 많은 국가들은 오늘날 정치ㆍ경제적 불확실성과 위험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외신들은 한국의 현 정치 불안이 5년에 한 번씩 나타나는 주기적인 양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즉, 현직 대통령의 임기 만료 1년 전부터 나타나는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 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정국 혼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의 우려는 더욱 절실하다. 이대로 가면 한국은 ‘제2의 경제위기’ 를 맞게 되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한다.
사실, 경제위기란 한 국가의 GDP가 감소하고 급격한 물가상승이 진행되는 상황을 가리킨다. 경제위기는 유형별로 외환위기, 외채위기, 금융위기, 그리고 실업위기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국민들이 위기가 도래할 것을 예측한다면 미리 대처할 수 있으므로, 위기는 쉽사리 오지 않는다. 위기는 예고 없이 닥칠 수 있다는 점에서 도둑에 비유할 수도 있겠다.
개발도상국의 경제위기는 외환위기에서 시작되기 쉽다. ‘자본의 국가 간 자유이동’ 이라는 배경 아래, 단기성 고수익 투기자본의 유출입이 과도하게 발생한다. 천문학적 규모의 단기 투기자본이 급속히 유입ㆍ유출되면 투자국의 외환시장은 곧바로 타격을 입게 된다. 대규모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출은 현지 화폐가치를 감소시킨다. 결국 투자국에서 외환 공급 고갈 사태가 발생하면 외환위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채무국이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외채위기가 발생한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수년간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해왔으며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제2의 외환ㆍ외채위기’ 는 오지 않을 것이다.
최근 정부당국이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시중은행들은 건전한 재정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제2의 금융위기’ 가 발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선진국에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 (LTV)와 총부채상환비율 (DTI) 규제가 엄격히 적용되어 왔으므로, 시중은행의 대차대조표(B/S) 및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양상을 띠고 있다. 선진국의 대출담당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모기지(주택담보) 대출을 결정하는 데 있어 LTV-DTI는 중요한 지표이지만, 사실상 대출자의 개인신용도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시중은행들은 LTV와 DTI 규제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과거 한국의 금융시장이 과열될 때마다, 금융당국은 LTV와 DTI 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축소했다. LTV-DTI는 대략 40~60% 수준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시중은행의 대차대조표 건전성은 상당히 양호한 점을 감안할 때, 금융위기의 가능성은 상당히 작다. 그렇다고 해도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정치 지도력 부재로 인한 정국 혼란 속에서 박 대통령의 범죄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전국적으로 계속될 듯 보인다. 논쟁이 장기화될수록,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 경제에 집중될 것 이다. 현 정국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여야 정치인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정직함을 보여준다면 이 같은 논란을 줄이고 경제위기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이야말로 더욱 정직해야 하고 경제 안정화를 최대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 또한 기업도 긴 장래를 보고 과감하게 장기투자를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세계는 지금 한국 경제와 정치 상황을 유리알처럼 지켜보고 있다. 우리가 현 정국의 혼란을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지속적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http://www.koreatimes.co.kr/www/news/opinon/2016/12/198_22089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