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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17배' 세계최대 LG화학 전기차배터리 공장 가다
작성일
2016.03.08
조회수
710

하루에 쏘나타 하이브리드 1만대 분량 배터리셀 생산
수백만대 수주로 공장 풀가동…"충전 한번에 600㎞ 달리는 꿈 실현하는 곳"

(청주=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지난 4일 찾은 충북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있는 LG화학[051910] 오창1공장.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이다.

6일 LG화학에 따르면 지난 2011년 4월 완공된 후 외부 공개는 처음이다.

축구장 17배가 넘는 12만3천㎡(약 3만7천평) 면적에 지상 3층 규모로 2개동에 구축된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에서는 연간 5천만셀이 생산된다. 하루에 쏘나타 하이브리드(HEV) 1만대 분량의 배터리 셀이 나오는 셈이다.

2009년 가동 당시의 생산 규모(850만셀)와 비교하면 약 6배 수준으로 늘었다.

공장 안으로 진입하려면 방진복과 마스크, 두건을 착용하고 드라이룸에서 수 초간 에어 샤워를 거쳐야 했다.

필기구 중에서도 가루가 날릴 수 있는 연필이나 샤프펜슬은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내부는 건조한 상태를 유지한다. 수분이 들어가면 제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습도를 극도로 낮춘다.

50Ah(암페어) 규격의 배터리 셀이 라인별로 자동화 과정을 통해 생산되고 있었다.

배터리팩은 들어가는 차종에 따라 용량과 크기가 다르다. 50Ah짜리 셀을 몇 개 조립하느냐에 따라 주행거리가 달라지는 것이다.

공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배터리의 양극, 음극을 만드는 '전극공정' 후에는 전극·분리막을 쌓아서 말아 알루미늄 시트로 포장하는 '조립공정'을 거친다.

이어 배터리를 충·방전하고 숙성시켜 배터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하는 '활성화공정'으로 마무리된다.

각 공정이 끝나면 자동 시스템에 의해 물류라인을 타고 다음 공정으로 이동한다. 공장 근무자들은 기계를 조작하고 재료를 교체하거나 표본을 골라 품질을 확인한다.

LG화학은 특히 '스택 앤 폴딩(Stack & Folding)' 구조와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Safety Reinforced Separator)' 등 독자적인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스택 앤 폴딩은 전극과 분리막을 차곡차곡 쌓아 접는 방식으로 내부의 공간 활용을 극대화해 에너지밀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SRS는 분리막의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기술이다.

이곳 제품은 '파우치(pouch) 타입'으로 생산된다. 포장재(파우치)는 알루미늄과 나일론 등이 겹겹이 쌓인 것으로 과자 봉지와 구성이 비슷하다.

전병희 자동차전지 셀조립1팀장(부장)은 "저희 제품은 폭발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 팀장은 "캔 타입은 압력을 버티기 때문에 그 압력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한순간에 폭발한다"며 "파우치 타입은 표면적이 넓어 열이 쉽게 발산되기 때문에 배터리 수명도 길다"고 설명했다.

초창기 모델과 비교해보면 기술의 발전 수준을 극명하게 알 수 있다.

오창공장 쇼룸에는 LG화학이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 초창기인 2009년께 GM(제너럴모터스) 쉐보레 볼트에 공급했다는 전기차 배터리 모델이 전시돼 있다.

T자 모양으로 생긴 이 배터리에는 5Ah짜리 288개의 셀이 들어간다. 길이는 자그마치 170㎝가량. 무게는 180㎏에 이른다. 지금은 크기는 대폭 줄고 용량은 늘었다.

현재 오창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GM(제너럴모터스), 르노, 현대·기아차, 아우디, 볼보 등 전세계 20여개 자동차 회사의 전기차 모델에 들어간다.

이미 수백만대가 넘는 수주물량을 확보, 밀려드는 주문에 공장은 일찌감치 완전가동 중이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세계 친환경 차량은 총 50만대가 넘는다.

그 사이 국내 고용인원은 초창기 210여명에서 현재 1천420여명으로 7배가량 증가했다. 국내외 협력사는 26개에서 80여개로 늘었다. 올해 전기차 배터리 분야 매출은 약 1조2천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의 약 2배 수준으로, 사업 초기(약 600억원)와 비교하면 20배가 넘는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가 처음 나왔을 때에는 60㎞를 가는 게 고작이었다"며 "LG화학의 꿈은 한번 충전으로 500∼600㎞를 달릴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오창공장이 그 꿈을 실현해가고 있다"며 "머지않아 그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거 우리가 만들면 안 되겠나?…만들기 어렵다고? 그렇다면 더 잘 되었소.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해야지"

박 부회장은 이같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회장의 유지를 전하면서 "전쟁 중에도 플라스틱 사업에 진출한 창업정신을 본받아 미래에도 변화의 DNA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nomad@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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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2016.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