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뉴스
- Home
- Invest KOREA 소개
- 뉴스룸
- 투자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삼성.LG 가전제품 점유율 70%에 육박스마트폰으로 노키아 `앞마당'도 곧 `접수'
"경제적으로 성공한 나라고 전자와 인터넷 강국이죠. 특히 삼성과 LG 하면 라트비아에선 다 알아요. 제품이 좋아서 모두 좋아해요. 저나 주변 사람 집에 있는 전자제품은 웬만한 건 거의 다 한국 것입니다."
리가 시내 안내를 맡은 가이드 넬리 사라세노 씨에게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묻자 나온 대답이다.
이는 사라세노 씨 뿐아니라 라트비아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총리 역시 인터뷰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해외에서 대체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분단과 북한핵 등을 제외하면 몇몇 대기업들과 그 제품들로 이뤄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라트비아 등 발트 3국에서는 한국 이미지에서 차지하는 삼성과 LG의 비중이 유독 높다. 이는 그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회사의 점유율이 높고 소비자들과 친숙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 2001년 현지 딜러가 관장하는 대리점만 개설했을 뿐이다.
두 대표 가전회사만 진출했을 뿐이지만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에서 한국 가전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압도적이다.
TV의 경우 한국업체의 점유율이 68%(삼성 40%, LG 28%)에 이르고 같은 유럽 국가인 네덜란드의 필립스 점유율은 고작 10%다. 냉장고와 세탁기의 경우 삼성이 23%로 1위며, 유럽 가전업체 엘렉트로룩스가 점유율이 한참 떨어진 2위, LG가 3위를 지키고 있다.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여타 가전들의 경우에도 두 한국 업체의 점유율이 절반을 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휴대전화의 경우 아직은 핀란드의 노키아가 60%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과 LG는 25%와 5%를 각각 점유하고 있다. 이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발트해를 사이에 둔 발트 3국이 역사적으로나 현재의 경제 구조 상 북구의 영향을 강력하게 받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라트비아 법인의 최종문 차장은 "아직은 피처폰(일반 휴대전화) 비중이 70% 이상이어서 노키아가 `앞마당'을 지키고 있지만 스마트폰 등 고급제품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어 우리가 이곳에서 노키아를 제칠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발트 3국에서 주요 품목 1위를 달리는 것은 제품력이나 마케팅 능력 외에도 "규모는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진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 가려 있던 발트 3국에 비교적 일찍 진출한 덕분도 있다.
발트 3국 중에선 리투아니아 인구가 340만명으로 가장 많고 라트비아는 230만명, 에스토니아는 140만명으로 모두 합쳐 800만명을 약간 넘는다.
삼성전자는 1999년 발트 3국 관할 지사를 라트비아 리가에 설치하고 과감한 투자를 했다. 작은 시장이지만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며 발트 3국의 경제는 무섭게 성장했다. 특히 라트비아는 연평균 15%의 성장을 기록했다.
최 차장은 "발트 3국인들은 구 소련 당시 소비제품 부족을 경험한데다 과거 체제 때 무상으로 아파트를 받은 사람이 많아 주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때문인지 소비성향이 매우 높은 편"이라며 매출 성장에 그 덕도 봤다고 말했다. 실제 라트비아 곳곳엔 유럽에선 보기 드문 미국식 대형 쇼핑몰들이 인구에 비해 많이 들어서 있고 그 규모도 컸다.
3국의 LCD, PDP 시장만 2006년의 경우 전년 대비 약 3배로 늘어났다. 2006년 15억달러였던 전체 전자제품 시장은 2008년 22억달러로 성장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매출도 급증해 2006년엔 2억2천만달러, 2007년엔 2억5천만달러에 달했다. 2008년엔 지사가 법인으로 승격됐으며, 현재 본사에서 나온 직원 6명이 라트비아 내에 50명 등 3개국에 모두 70명의 현지 직원을 두고 있다.
지나친 경기과열에 따른 문제점으로 2007년부터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 라트비아 경제는 2008년엔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위기에 빠지며 곤두박질 쳤고 삼성의 매출 역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라트비아 경제가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는 등 3개국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삼성전자 현지법인은 지난해 2억1천만달러였던 매출이 올해는 2억5천만-3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은 또 120만유로를 투자해 노르딕 4개국까지 관할하는 콜센터를 라트비아에 설립하고 현지 직원 80여 명을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는 라트비아 정부는 자못 기대를 하고 있다.
LG전자는 모스크바 법인이 발트 3국을 관장해오다 삼성 보다 7년 뒤늦은 2006년 리가에 지사를 개설했다. 지난해엔 본사에서 파견된 직원 4명이 현지 직원 50명과 함께 9천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엔 1억1천만달러로 목표를 높여 잡았다.
삼성은 점유율 1위를 지켜가면서 현재 60% 가량인 프리미엄급의 제품 구성비를 더 높이고 이른바 `예술을 매개로 한 마케팅'과 장학금 지원, 현지 직원 한국 연수 확대 등을 통한 이미지 제고와 현지화를 심화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LG전자 법인장인 전홍주 부장은 "우리는 상대적으로 뒤늦게 진출했으나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면서 "소비자 조사를 통해 정보통신기술(IT)과 인프라가 발달한 발틱 시장 특성에 맞춘 영업 전략을 세워 매출과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라트비아가 상당히 기업친화적인 정책을 펴는 나라여서 현지 진출 대기업으로선 그리 큰 애로사항은 없다면서도 "물론 아직 구 소련 시절의 잘못된 유산과 관행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 협의회도 최근 라트비아 정부와의 회동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경제위기에서 급속하게 벗어나는 것과 각종 개혁조치들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행정과 사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 제고, 세무행정과 규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등 이른바 '회색경제(grey economy)와의 싸움'을 주문했다.
삼성, LG와 함께 현지에 직접 진출한 3개의 한국 기업 중 하나인 (주)상보가 처한 상황은 이러한 문제와 관련 있는 사례 중 하나다. 디스플레이 소재 필름 등의 전문 생산 중소기업으로 매출액 1천500억원 규모인 상보는 지난 2008년 5월 리가에 유럽사무소를 설치했다. 라트비아의 기업환경이 비교적 좋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 특별한 매력이 있어서라기 보다 오래 거래해 온 현지 바이어와 협력해 북유럽과 중.동부 유럽, 나아가 서유럽 우회 수출까지 염두에 둔 교두보를 만들려는 의도였다.
진출 시점이 발트 3국 뿐아니라 유럽 경제 전체가 침체되는 때여서 큰 실적은 올리지 못했으나 미래를 위한 투자기간으로 생각했다. 당장엔 서울서 파견된 주종천 차장만 혼자 뛰고 있으나 경기가 살아나면 현지 직원들도 한 두 명 고용하고 매출 상황에 따라 차츰 직원 고용과 투자 규모를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 차장은 올해 들어 자문변호사로부터 날벼락 같은 소리를 들었다. "새 법규에 따라 현지인 종업원 다섯 명 이상을 고용하지 않은 외국업체의 외국인 직원에 대한 비자 발급이 올 여름부터 중단된다"는 것이다.
주 차장은 "그동안 현지 종업원은 고용하지 않았으나 자문변호사와 회계사에게 적지 않은 수임료를 줘왔고, 컨테이너로 물건을 들여올 때마다 적지 않은 비용과 세금을 지출하며 사업을 정착시켜 왔으며, 이제 서서히 확대하려는 시점인데 1년짜리 비자가 만료되는 7월이면 비자를 못 받을 가능성 때문에 잠이 안온다"고 말했다. 편법으로 비자를 연장하는 방법이 있다는 귀뜸도 받았으나 회사 방침도 그렇고 나중에 더 큰 일이 벌어질 수 있어 만약 비자를 못 받으면 부득이하게 다른 나라로 사무소를 옮겨야 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그의 하소연이었다.
이와 관련해 현지의 한 관계자는 "실업률이 높아 일자리 창출이 경제적,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상황이어서 라트비아 정부가 다급한 마음에 이러한 규정을 도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오히려 현 정부가 표방하고 추진하는 개방과 개혁에도 어긋나고 실질적 효과도 없는 조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라트비아 등 발트 3국은 자체 시장규모가 작아 삼성과 LG 등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진출엔 일정한 한계가 있으며, 특성화된 중소기업들의 유치에도 힘을 쏟아야 하는데 작은 업체들은 여러 여건 상 단계적으로 시장 문을 두드리는 전략을 쓸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상보의 사례는 아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트비아는 전반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발트와 북유럽, 러시아와 유럽을 있는 물류 중심지로서 매력도 있다. 한국수입업협회 구매사절단은 5월24-6월4일 발트 3국을 돌았으며, 라트비아로서는 총리의 방한 시 기업인들이 동행, 한국에서 열리는 수입상품 전시회에 처음으로 참여한다.
IMF위기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나고 있는 라트비아의 경제가 정치적 불안을 딛고 재도약하고 수교 20주년을 맞아 각종 문화행사를 추진 중인 양국 간 교역 규모가 대폭 늘어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원본기사 보기
출처: 연합뉴스(2011.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