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포커스
- Home
- 유망산업·입지
- 최신 산업정보
- 산업포커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동향
의약품 수출은 75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엔데믹이후 최대 규모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1위 의약품 수출 국가는 미국으로 13억6,000만달러 규모이며, 헝가리 독일 스위스 튀르키에 벨기에 일본 이탈리아 브라질 네덜란스순으로 수출액 상위 10개 국가를 이루고 있다. 의약품 수입액은 89억9,000만달러이며, 국가별 수입에선 미국이 11억3,000만달러 규모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의약품 수입 상위 10개국에는 독일 중국 스위스 아일랜드 일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인도순으로 포진해있다. 전체 의약품 무역수지로 보면 수입이 수출보다 14억5,000만달러가 더 많은 적자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의약품 수출을 넘어 기술 수출 등을 통해 글로벌 진출 확대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요구되는 글로벌 임상 단계전 신약 후보물질 등 기술수출을 통해 기술료와 로열티를 확보해 빠른 신약 출시를 도모하고 있다. 기술수출은 2010년대 중반이후 본격화된이래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2023년 71억달러를 기록했다. 전통 제약기업중 매출 1위를 달리고있는 유한양행의 경우 2021년 존슨앤존슨의 자회사인 얀센에 기술수출한 항암제 ‘렉라자’가 2024년 8월 FDA에서 허가를 받는 등 의미있는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거래대상 기술도 면역치료제, ADC(항체약물접합체) 기반 항암제, SC제형기술, 치매치료제 등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기술수출에서 주목할만 것은 신규 모달리티 측면에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리카켐바이오와 알테오젠, 오름테라퓨틱스 등 바이오벤처들의 약진이다. 이들 업체들이 보유한 차별적 플랫폼 기술의 강점을 살려 한번 이어진 기술수출이 다시 다른 글로벌 빅파마들에게 추가적으로 기술수출되는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리가켐바이오가 2024년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총 7억달러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비롯해 6년 연속 총 20개 파이프라인의 수출계약을 맺은바 있고, 오름테라퓨틱도 미국 버텍스사와 총 9억4,5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경쟁적인 R&D 투자 분위기에 힘입어 국내개발 신약은 2019년 30개에서 2024년 38개로 증가했다. 국내개발 신약들을 효능별로 보면 항암제가 7개로 가장 많고,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와 당뇨병치료제 항균제 항생제 관절염치료제 말라리아치료제 방사성의약품까지 다양하다. 이들 신약을 비롯해 미국 FDA와 EU EMA 등 미국, 유럽을 비롯한 선진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FDA의 한국 의약품 허가는 2003년 1호 탄생이래 24년까지 총 34개에 달하고, EMA는 2006년이래 지금까지 모두 25개의 한국 의약품 품목을 승인했다.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은 임상시험 분야에서도 두드러진다. 코로나19 팬데믹이후 글로벌 임상시험 건수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한국은 2023년에도 임상시험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전 세계 의약품 임상시험 4위로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고, 우수병원이 밀집해있는 서울은 2017년이후 7년째 도시 점유율 1위를 지키며 아시아 임상시험 선도 국가임을 재확인했다. 다국가 임상시험에서도 10위를 차지하며 아시아 국가중 유일하게 순위권에 진입했고, 단일국가 임상시험에서도 2019년부터 5년 연속 글로벌 3위를 기록하는 등 미국과 중국에 이어 임상시험 선도국가로서의 위상을 확인해주었다.
세계적인 바이오의약품 수요 증가의 여파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위탁개발생산(CDMO) 부문에서의 한국 파워도 공인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중 17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누적 수주 금액만 26조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에 18만L 규모의 5공장을 건설중이며, 완공시 총 78만4,000L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둬온 셀트리온도 CDMO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설비 증설 및 영업에 나서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4년 백신 CDMO 분야에서 글로벌 톱 10 수준인 독일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의 지분 60%를 인수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미국 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에 이어 송도에 3개 생산 공장을 짓는 등 CDMO 쟁탈전이 뜨겁다.
산업 전망 및 정부 정책
한국 제약바이오산업계의 우수인력과 연구개발 투자 증대는 급증하는 신약 R&D 파이프라인 규모로 이어지며 기대감을 갖게한다. 국내 의약품 R&D 파이프라인은 2020년 1,477개에서 2024년 3,233개에 달하고 있다. 전 세계 파이프라인의 약 14% 수준으로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 같은 성과는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산업계가 적극적으로 R&D에 투자하게 하는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견인하고 있다. 2023년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연구개발 투자는 전년보다 7% 이상 늘어난 4조 7,124억원으로 매출 대비 13%에 달하는 등 “R&D 투자 없이 글로벌 성공 없다”는 기조하에 보다 공격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작은 내수시장, 기업 규모의 한계 등을 극복하기 위해 공동 연구개발 등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과 함께 신약 개발 가속화를 위한 AI, 빅데이터 활용 등에도 집중하고 있는 흐름이다. AI 신약개발 경쟁 본격화로 공동 개발, 협업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바이오테크·IT 기업과 오픈 이노베이션 등의 전략을 통해 혁신 신약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도전할 전망이다. 특히 바이오벤처들을 중심으로 ADC, mRNA, CAR-T 등 신규 모달리티를 활용한 신약개발이나 기술 확보를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의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을 반영해 한미약품, 일동제약, 동국제약, 프로젠 등의 기업들도 관련 분야에서 도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중 한미약품 등 일부 회사의 비만치료제 임상 1상 중간 결과가 2025년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잇따른 특허 만료, EU의 신약 특허보호기간 단축 시도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M&A 전략 강화가 예상되는만큼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에겐 큰 기회가 될수있다.
산업계가 주도권을 가지고 연구개발과 글로벌 진출에 나서고, 정부가 다각도로 지원하는 민·관 협업은 K-Pharma 성공과 선순환적인 산업 생태계 조성의 핵심 요소이다.
정부는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육성지원과 투자강화를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6대강국 도약을 위한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2023. 3)’을 수립한후 해마다 실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벤처 및 글로벌 제약사 등과의 기술협력을 지원하고, 연구중심병원 인프라를 활용한 공동연구를 확대하면서 해외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국내 유치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의약품 인허가와 임상시험 등 규제과학 선진화를 이끌고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회원국 재인정,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정회원 가입, WLA(WHO 우수규제기관 목록) 최초 등재 등을 통해 글로벌 진출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의약품 수출지원을 위한 민관협의체 운영, 외국 의약품 규제기관과의 협력 확대 등을 통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기회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또 2023년 기존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3개에 더해 바이오 분야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추가 지정했다. 2024년 6월에는 경기 시흥·인천 송도, 대전 유성, 강원 춘천·홍천, 전남 화순, 경북 안동·포항 등 모두 5곳의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지정해 인허가 신속처리, 세제·예산 지원, 각종 규제 감면 등을 적용하기로 했다. 시흥·송도의 경우 세계 1위 바이오 메가 클러스트를 비전으로 세계 최대 생산기지 및 기술 초격차를 위한 글로벌 거점을 목표로 조성한다. 대전 유성은 혁신신약 R&D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으로 구축될 예정이며, 글로벌 제약사인 독일 머크사가 2023년 약 1만3,000평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생산 공장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간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제약바이오 육성정책을 총괄·조정하는 거버넌스 체계의 구축 또한 산업계로선 고무적인 요인이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는 2023년 12월 가동이래 바이오연구 빅데이터 100만명 구축·개방, 바이오헬스 핵심인재 11만명 양성 등 구체적 목표 달성을 위한 실행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2025년 1월에는 보건의료, 식량, 자원, 에너지 등 바이오 전 분야에 대한 민관 역량 결집을 위해 국가바이오위원회를 설립해 1조원 규모 민관펀드 조성, CDMO 생산·매출 세계 1위 달성 등을 위해 범부처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분야의 규제혁신과 관련, 국가바이오위원회를 중심으로 규제개혁위원회,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등과 협력해 전 주기 규제를 개편하고, 생성형 AI 등 혁신기술의 시장 진입을 지원키로 했다.
1945년 창립한 이래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을 대표하는 산업단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온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민관협력을 뒷받침하기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사상 처음으로 59개 회원사들과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을 통해 산업계 혁신을 도모하고 바이오·헬스케어 벤처투자조합 결성 등도 지원하고 있다. 또 국내 AI 신약개발 및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AI신약융합연구원(CAIID)을 운영하며, 개별 기업이나 기관이 추진하기 어려운 AI 활용 연구를 공동으로 기획하고 수행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정부로부터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기반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K-MELLODDY) 주관 기관으로 지정, 기업·병원·연구소·대학 등 각 기관에서 보유한 보건의료 관련 민감한 데이터의 보안을 유지하면서 공동 활용할 수 있는 혁신적 플랫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종합적이고 특화된 온라인 기술거래 플랫폼(K-SPACE)을 구축, 운영하면서 정기적으로 기술교류 행사를 개최하는 등 제약기업-바이오벤처간 기술거래 촉진을 비롯한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2024년 KOTRA, 식약처 등과 함께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민관 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 네트워크 강화와 지원체계 구축을 통한 K-Pharma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이재국 부회장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본 기고문의 내용은 KOTRA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