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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의약바이오]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
작성일
2022.11.03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 제약바이오산업

제약바이오산업은 세계적인 고령화와 팬데믹,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생명공학 기술의 발달 속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산업이다. 다른 제조업과 달리 경제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인류의 건강한 삶과도 직결되어 있어, 국가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면서 국민 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산업으로 꼽힌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은 연간 수십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막대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의약품 개발·생산 인프라와 역량은 팬데믹과 같은 긴급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권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코로나19, 선진국의 무역갈등, 전쟁 등 국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속에서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의약품 시장을 보유한 미국은 지난 3월 난치병에 대한 획기적인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의료고등연구계획국(ARPA-H)을 신설했고, 지난 9월에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바이오산업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자국 내 바이오산업 보호에 나섰다.

중국은 의약품 규제기관(CFDA) 혁신을 통해 의약품 승인 절차를 단축하고, 신약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2030년까지 바이오산업 규모를 최대 10조 위안까지 키우고, 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영국은 지난 2018년 생명공학·생물과학연구회(BBSRC), 의학연구회(MRC) 등 7개 연구회, 이노베이트 UK, 리서치 잉글랜드를 통합해 연구혁신기구(UKRI)를 설립하고, 향후 바이오경제 영향력을 2030년까지 2014년 2200억 파운드 대비 2배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밖에도 독일의 ‘하이테크전략 2025’, 일본의 ‘바이오전략 2030’ 등 세계 각국이 앞다퉈 자국의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정책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백신·치료제 강국 도약,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등을 정책 목표로 내세웠다. 특히 한국제약바이오협회(KPBMA)는 지난해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업 CEO 등 80여 명을 한 자리에 모아, 당시 대통령 후보들에게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 전략들을 제안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환경 조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산업 육성을 이끌 컨트롤타워인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 등을 요청한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부분에 대해 공감하며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정책을 적극 마련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월 제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바이오산업이 국민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고소득 일자리 창출로 우리 경제 성장과 직결되어 있다”고 강조하며 바이오헬스산업을 국가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K-PHARM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은 선진국 수준의 생산설비와 적극적인 R&D 투자를 바탕으로 매년 기록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수출액은 지난 2016년 3조 6209억원에서 이듬해 4조 6025억원으로 약 30.5% 성장했고, 이후로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 2020년 9조 9648억원에 이르렀다. 수출국은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214개국에 이른다. 또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78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해외에 13개(Branch offeces) 지사를 두고 있고, 해외 법인(Corporates)은 192개에 달한다.
연도별 의약품 수출·수입실적 및 무역수지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
※ 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업들의 기술수출(license out) 실적도 2018년 5조 3706억원, 2019년 8조 5165억원, 2020년 10조 1488억원, 2021년 13조 3720억원에 달하며, 올해도 10월 현재 12건, 약 34억 5560만달러 규모(비공개 계약건 제외)의 기술수출 계약이 이뤄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파이프라인들을 눈여겨본다는 의미다. 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BIO USA,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미국당뇨학회(ADA) 등 국제 행사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R&D 결과를 발표하는 주무대가 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합성신약 등의 선진국 시장 진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산업계에 따르면 10월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된 품목은 약 27개, 유럽 의약품청(EMA)에서 승인된 품목은 약 22개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성과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꾸준한 R&D 투자에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4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R&D 투자액은 약 1조 8629억원으로, 매출 19조 6248억원 대비 9.49%를 투자했다. 한국의 제조업 평균 매출대비 R&D 비중인 2.6%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셀트리온(20.8%), 일동제약(19.3%), 대웅제약(16.6%), 한미약품(14.4%), 동아에스티(13.9%), 종근당(12.2%), 삼진제약(12.1%), GC녹십자(11.2%), SK바이오사이언스(10.7%), 유한양행(10.6%) 등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제약사들도 다수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국내 299개 제약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신약개발 진행 현황을 조사한 결과, 신약 파이프라인은 1477개에 달했다. 협회가 지난 2018년 실시했던 조사결과(100개사 573개) 보다 157.8% 증가한 수치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의 활발한 R&D 투자 상황을 보여준다.
신약 유형별 파이프라인 현황(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
※ 출처 :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산업계의 이러한 노력은 국제 신인도 향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4년 의약품상호실사협력기구(PIC/S)에 가입했고, 2016년에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정회원국이 됐다. 2018년에는 ICH 관리위원회에 선출되기도 했다. 특히 2019년에는 EU 화이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2020년에는 한국‧스위스간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상호신뢰협정을 체결했다. 또 올해 초에는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과 코로나19 백신 5종 위탁생산 경험, 바이오 생산공정 교육 인프라 등을 인정받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에 선정됐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치료제(셀트리온, 렉키로나)와 백신(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코비원)을 모두 자체 개발한 국가에도 이름을 올렸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노력과 정부기관의 지원에 힘입어 K-바이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향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해외 기업·기관과 상생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은 해외 제약바이오기업·기관과 상생하는 활발한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을 펼치고 있다. 현재 동아에스티·MSD(슈퍼항생제 공동 해외 진출), 유한양행·얀센(폐암치료제 공동개발·기술수출), 삼성바이오에피스·한국오가논(바이오시밀러 상업화), 보령제약·쥴릭파마(고혈압치료제 수출) 등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과 해외 기업간 공동개발·상업화의 다양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미국 보스턴 켄달스퀘어의 캠브리지 이노베이션센터(CIC)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입주를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 1월 주보스턴 총영사관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지난 6월 보스턴 현지 한국바이오혁신센터 개소에 힘을 실었다. 이 밖에도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기업 연계프로그램(ILP) 참여, 영국 메드시티(MedCity), 스위스 바젤론치와 교류 등을 통해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나아가 협회는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한 곳에 모아 활용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구축, 국내외 기업간 활발한 신약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향후에도 K-PHARM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장병원 (bwjang@kpbma.or.kr)
부사장, 한국제약바이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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